김민웅 교수가, 박원순 시장 고소인에게 보내는 '공개서한'

부제: 박원순 시장 성추행 의혹 사건의 진상을 알고자 하는 한 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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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숙
기사입력 2020-09-23 [14:33]

"질문하는 것은 가해행위가 아니라 사건의 실체를 이해하고자 하는 진지한 노력이다"

"이 사건은 공개고발이 된 공적 사안이다. 일방적 주장만으로는 설득력을 갖기 어렵다"

  

김민웅 교수 페이스북

 

김민웅 경희대 교수가 고 박원순 시장을 강제 성추행 혐의로 고소했던 전 비서에게 공개서한을 보내 자신의 주장에 대한 명확한 근거를 제시하고 설명할 것을 촉구했다. 물증 없이 세간에 떠도는 설만 무성한 이 사건에 대해 고 박 시장이나 고소인이나 서로 상처만 받는 입장으로 당사자에게 '결자해지'의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또 고소인 대리인 김재련 변호사와 함께 박 시장 성추행을 기정사실화하고 궤를 같이한 '한국여성의전화'와 '한국성폭력상담소'에 대해서도 공개서한을 또다시 보낼 것을 예고했다. 김 교수는 이들 여성단체에 지난 8월 같은 취지로 공개서한을 보냈지만 답변하지 않았다고 한다.

 

김민웅 교수는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서 <고(故) 박원순 시장 비서에게 보내는 공개서한>이란 제목의 글을 올렸다. 김 교수는 게시글에서 자신을 '박원순 시장 성추행 의혹 사건의 진상을 알고자 하는 한 시민'으로 표현했다.

 

김 교수는 공개서한을 보내는 까닭에 대해서 "이제는 명확한 설명을 '직접' 해야 하는 때가 되지 않았는가 하기 때문"이라며 "불필요한 억측과 2차가해라는 정체불명의 개념 그리고 정황적 반증을 정리하는 일이 종지부를 찍는 일"이라고 밝혔다. 

 

김 교수는 글의 서두에서 박 시장 고소인에 대해 일면식이 없는 것을 먼저 밝힌 후 '의도치 않은 명예훼손이 될까 싶은 마음도 있기 때문에 호칭을 '귀하'라고 부르기로 하겠다며 말문을 열었다. 김 교수는 "그 명예훼손의 가능성은 고 박원순 시장과 귀하 모두에게 해당하는 경우를 말한다"라며 "이 공개서한에서는 존칭의 의미를 담아 '귀하'라고 부르기로 하겠다"고 적었다.

 

이어 "우선 그간 겪었을 상상하기 어려운 고통에 깊은 위로를 보내드린다"라며 '동기나 의도 여부를 떠나 한 사람이 목숨을 버렸으니 그 또한 감당키 어려운 충격이었을 것이다. 주장하고 계시는 성추행 피해를 극복하는 일도 어려운 터에 이런 상황까지 일어났으니 그 정신적 혼돈과 아픔은 이루말할 수 없으리라 짐작해본다"라며 먼저 위로의 말을 건넸다.

 

그러면서 "부디 잘 이겨내시기를 진심으로 빈다. 사람의 생명은 우주보다 더 소중하고 무거운 것이니 그 어떤 경우에도 불행한 생각은 결코 하지 마시기 바란다"라고 박 시장을 황망히 보낸 심정을 돌이켰다.

 

아울러 "이렇게 공개서한을 보내는 까닭은 분명하다"라며 "인생 최대의 고통을 겪고 있을 텐데 그에 더하여 괴롭히려는 것이 아니다. 이제는 명확한 설명을 '직접' 해야 하는 때가 되지 않았는가 하기 때문이다. 사건을 둘러싼 불필요한 억측과 2차가해라는 정체불명의 개념 그리고 잇달아 나오는 여러 정황적 반증을 정리하는 일이 이 모든 상황에 명확한 종지부를 찍는 일이 아닌가 한다"라고 짚었다.

 

김 교수는 "귀하를 지원하는 법률 대리인과 여성단체들이 있긴 하지만 아쉽게도 사건의 진실을 전하는 데는 도리어 난관을 조성해버린 것이 아닌가 싶다"라며 "귀하의 입장에서도 안타까운 일이지 않았을까 한다. 그래서 부탁의 말씀을 드리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는 귀하의 고통과 연대하는 이들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할 뿐만 아니라 돌아가신 박원순 시장에 대한 애틋한 마음의 끈을 여전히 놓지 못하고 있는 이들을 위해서도 절실하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저는 지금으로부터 거의 한 달 전인 8월 18일, '한국여성의전화'와 '한국 성폭력 상담소'에 박원순 시장 성추행 의혹 사건과 관련한 공개서한을 질문형식으로 SNS에 게재한 바 있다"라며 "읽지 않았을 리 만무한데 아무런 답변이 없다. 이만큼 기다렸으니 곧 내용증명으로 공식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교수는 여성단체 공개질문서에서 자신이 물었던 내용의 핵심은 크게 세 가지였다고 했다. "첫째, '성추행 고충으로 인한 부서이동 요청'에 대한 주장과 제시한 증거물 사이에 존재하는 격차와 모순"이라며 '제시한 내용으로만 보자면 부서이동 요청이 성추행 고충에 의한 것인지 아니면 선호부서 이동 요청인지 분명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귀하로서도 정확하게 설명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대목일 것"이라고 했다.

 

이어 "둘째, '지속적인 음란문자의 실체'에 대한 것"이라며 "이 실체 없이 성추행 고충을 이유로 한 부서 이동 요청은 상사에 대한 근거없는 모함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모르지 않으실테니 당연히 증거제시가 있었으리라 여겨진다. 하지만 이에 대한 실체를 우리는 아직도 알지 못한다. 이는 이 모든 사태를 한 순간에 정리할 수 있는 증거라고 본다. 공개제시에 주저할 필요가 없다고 본다"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셋째, 귀하의 성추행 고충 호소에 대한 서울시장 비서실의 구조적 묵살과 은폐에 대한 것"이라며 "서울시는 이런 문제와 관련한 공식 매뉴얼이 존재하고 있고 그에 따른 처리방식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이번 기회에 알게 되었다. 법정 대리인의 주장에 따르면 이런 공식 절차와 구조가 작동하지 못하도록 하는 움직임이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하지만 관련자들은 수사를 받았고 이후 이에 대해 부인하고 있다"라며 "주장이 엇갈리면 입증력을 가진 증거로 사태를 판가름해야 한다. 그저 말로만 하는 것으로 서울시 수장의 성추행 의혹을 받아들이는 경우는 분명 없을 것이다. 귀하께서는 그런 과정을 당연히 거치셨다고 본다. 그러니 이제 누가 답을 해야 하는지 그 순서는 명확해졌다고 본다"라고 단언했다.

 

김 교수는 "이후 또 다른 정황 관련 증언과 물증이 나왔다. 적어도 세 가지"라며 "첫째, 업무 인수관련 문서에 대한 것이다. 내용은 귀하가 박원순 시장에 대한 자랑과 격찬을 담은 글이었다. 공식 문서에 성추행 의혹을 기재할 수 없다는 점에서 이 문서가 공식 문서라고 이해했는데, 개인이 작성한 사적 문건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라고 했다.

 

이어 "성추행 피해 당사자가 썼다는 것으로서는 예상하기 어려운 내용이라 혼란이 정리될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라고 묻고는 "피해자다움에 대한 강요는 결코 아니다. 4년간의 지속적인 성추행 피해를 겪었다면, 그런 내용의 인수인계 문건은 후임자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텐 데 걱정이 되지는 않았을까 싶기도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더불어 "사적인 차원의 인수인계서라니까 성추행 피해 주장과는 배치되는 잘못된 정보를 전달한 셈이라고 보이니까"라며 "성추행 가해자에 대해 그렇게 칭찬일색으로 쓰기는 쉽지 않은 일인데 그렇다면 이 문건은 무슨 성격인지 잘 판단이 안 되는 것이 사실이다"라고 했다.

 

김 교수는 "둘째, 시장실 구조에 대한 증언이다"라며 "저도 그곳에 여러번 다녀왔기에 알지만 박원순 시장의 투명 행정 철학이 있는데다가 시장실 구조는 옆에서도, 위에서도 그대로 보인다. 그런 구조에서 법률 대리인이 주장했던 대로의 은밀한 성추행 행위가 가능할 수 있는지 잘 이해가 가지 않았다. 이에 대한 대답이 가능할까요?"라고 고소인에게 물었다.

 

그러면서 "셋째, 최근 유튜브 “열린공감TV”에서 공개한 영상에 대한 것"이라며 "이 영상은 지난 2019년 3월 26일 시장실에서 박원순 시장 생일 파티 장면이 기록된 장면이다.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이 영상이 어떤 장면들을 보여주었는지 당사자로서 잘 아실 것"이라고 했다.

 

또 "이 영상을 본 분들은 우선 큰 충격을 받았다"라며 "어떤 이들은 귀하의 유쾌하고 친밀감 있는 성격에 방점을 찍기도 하고 또 어떤 이들은 평소 귀하와 박원순 시장 사이의 스스럼없는 관계를 보여주고 있다고 하기도 한다. 어느 쪽이든 4년간 지속적인 성추행 피해를 입었다고하는 당사자로서 취할 수 있는 행동인지는 의문으로 남게 되었다"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이 모든 질문의 핵심은 4년간의 지속적인 성추행 가해자와 피해자의 관계를 입증하는 문제일 것"이라며 "그런데 이를 증명해줄 내용은 여전히 부족하기만 하다. 그 정도가 아니라 도리어 그것을 뒤집는 반증정황마저 나오고 있다. 귀하로서는 별로 유리하지 않을 수 있다. 그러기에 이에 대해 보다 적극적으로 임하는 것이 자신을 위해서도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조차 들게 된다"라고 공개서한의 이유를 설명했다.

 

김 교수는 "박원순 시장의 죽음은 저를 비롯한 적지 않은 시민들에게 여전히 고통이며 의문"이라며 "그의 죽음은 '최종적 형태의 가해'라고까지 비난받기도 했다. 물론 동의하지 않는다. 귀하도 그의 죽음을 가해라고 여기지는 않으리라 믿는다"라고 했다.

 

이어 "죽음의 동기는 제3자가 명확히 가늠할 수 없다"라며 "그리고 귀하의 고통이 죽음보다 가볍다고 여기지도 않는다. 그건 상대화해서 비교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니까. 다만, 지금과 같은 상황이 오리무중의 안개처럼 이어지는 것은 귀하에게나 고인이 된 박원순 시장, 그리고 이 상황을 감당하고 있는 모두에게 날이 갈수록 더욱 힘겨울 뿐이지 않을까 싶다"라고 관측했다.

 

그러면서 "길고 긴 터널을 지나고 있다. 끝이 보일 거라고 믿는다"라며 "부디 용기를 내어주시기 바란다. 이 사건은 공개고발이 된 공적 사안이 되었다. 일방적 주장만으로는 설득력을 갖기 어려운 사안이다"라고 분명히 했다. 

 

김 교수는 마지막으로 "질문하는 것은 가해행위가 아니라 사건의 실체를 이해하고자 하는 진지한 노력이다"라며 "이 노력 또한 존중해주시기 바란다. 그 존중으로 귀하는 더더욱 존중을 받게 될 것이다"라고 글을 마무리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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